6월에는 월급이 두 배; 노르웨이의 여름 휴가 제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들의 삶의 모든 영역을 살뜰히 보살피는 북유럽 국가들은 서로 비슷한 여름 휴가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곳 보다도 평등과 여유로움에 한 뼘 더 가까운 북유럽 사회는 어떤 식으로 그들의 가치를 휴가제도에 녹여냈을까요? 오늘은 오로라, 피요르드, 전기차로 잘 알려진 석유 부국노르웨이의 여름휴가 제도를 살펴보겠습니다.
북유럽의 휴가는 길기로 유명하지요. 노르웨이에서 1년에 25일 가량이나 주어지는 휴가를 언제 어떻게 쓰느냐는 사람 마다 다르지만,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보통 학교 여름방학에 맞추어서 여름에 몰아 쓰는 경우가 흔합니다. 따라서 6, 7월이 되면 노르웨이 사람들은 너도나도 여행지를 물색하고 비행기표나 크루즈를 알아보느라 바빠집니다. |
돈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여름이 되면 전해 연봉의 12%에 달하는 돈을 여름 휴가비로 받기 때문이지요. 보통 여름이 시작되는 6월달에 평소 월급의 두 배가 넘는 돈을 월급으로 받는 방식인데요, 그달치의 월급에다가 Feriepenger, 문자 그대로 `휴가비´을 같이 받고, 또 휴가비를 받는 달에는 소득세까지 면제받습니다. |
Too good to be true ? 아니면 아무리 석유부국이라지만, 이렇게까지 국민들한테 현금을 막 퍼줘도 되는거냐구요? 이 여름 휴가 제도가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이 페리에펭게; 여름 휴가비는 국고에서 무상으로 내어주는 돈이 아니고, 근로자의 전 한 해 월급에서 다달이 차감하여 일년 동안 모은 목돈이라는 게 그 이유이지요. 세금 또한 그 달에 안내는 만큼 다른 달들에 더 내는 것 뿐입니다. 국가가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돈 관리를 해주는 것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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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부자든 가난한 자이든, 여름이 되면 누구든 여름휴가 정도는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노르웨이가 자랑스러워하는 그들의 여름 휴가 제도의 실체입니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복지국가 답게 국가가 국민들의 생활 깊숙히 관여하는 것이 단적으로 보여서 재밌게 느껴집니다. |
팬더믹 후 찾아올 첫 여름, 화려한 휴가를 보내리라 단단히 벼르고 계시다면, 노르웨이 사람들처럼 올해 여름부터 일년간 다달이 조금씩 여름 휴가비를 모아나가보세요. 비싸기로 유명한 북유럽 여행조차도 거뜬히 준비하실 수 있을 거에요.